제프월드_6. AFTER
…
“ 오, 김대리 왔어? ‘
황 대리가 사무실에 들어오며 그에게 인사했다.
” 어어. “
” 오자마자 바쁘구먼, 커피 한 잔? “
” … “
” 안가? “
” 어어. 가자 “
그와 황 대리는 옥상으로 올라갔다.
출근하자마자 마시는 커피와 담배는 참 끊을 수가 없다.
황 대리는 입에 담배를 물며 말했다.
” 이것 진짜 끊어야 되는데 “
” 쉽지 않지 “
” 어땠어, 푹 쉬었어? “
” 덕분에 잘 쉬고 왔지. “
” 그건 그렇고, 저번에 하던 이야기는 뭐야? 알아냈다니 “
” 아, 그거 별거 아니야 “
” 뭔데, 다시 출근할 수 있냐고 물을 정도로 말하더니만 “
” 그냥 생각해 보니까 말이 안 되는 것 같아서 “
” 싱겁긴 ㅋㅋ “
그와 황 대리는 옥상에서 내려가며 여행에 있었던 이야기를 나눴다.
“ 후.. ”
그는 서울에 와서 짐을 두고 바로 회사에 출근했다.
그에겐 주말이라는 것은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그리고 제주도에서 얻은 이런저런 정보를 취합하고 대입하기 시작했다.
” 이건 또 아닌데.. “
그는 자신을 바라보며 인사하던 lumi를 잊지 못한다.
운이 좋아 타이밍이 맞게 나에게 인사한 것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건 아닐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다.
이유는 lumi만 나를 보며 인사하고 있었고 나머지는 프로그래밍이 된 대로 움직이고 있었기 때문에.
” 왜 또 안 쳐다보는데. “
수많은 명령어를 입력했다.
인사말고도 새로운 명령어를 입력도 해보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와 그전에 어떤 인사를 했는지 생각이 안 나 글 자체를 찾아내고 그대로 붙여넣기도 해봤지만 반응이 없는 건 똑같았다.
” … 내가 미쳤던 건가 ”
…
“ 안녕. ”
그는 있지도 않은 심장이 미친 듯이 뛰는 기분이 들었다.
마치 자신만 살고 있는 이 세계에서 미지의 존재가 나에게 인사를 건넸다.
태어나서, 아니 내가 존재하기 시작하고 나서 처음 받는 인사도 감정이었다.
어떤 행동을 취해야 될지 몰랐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어떻게 해야 어색하지 않게 인사를 받을 수 있을지 몰랐다.
그리고 그가 선택한 행동은 그저 자신을 보고 있는 존재에게 손을 흔드는 것뿐이었다.
“ … ”
나를 떨리게 한 존재가 사라진 것 같다.
쳐다보고 있었던 느낌이 사라졌기 때문에 나는 알 수 있었다.
“ 내가 잘 못 한 건가.. ”
인사만 하고 사라진 그.
내가 인사를 어색하게 받아서인가, 아니면 인사를 받으면 안 된 건가 수많은 생각이 내 머릿속을 지배하기 시작했다.
자신의 머릿속에는 이곳 메타버스 제프 월드에 관련된 내용은 전부 들어가 있다.
하지만, 누군가를 만나고 대화하는 것은 처음이기 때문에 어린아이와 다름없었다.
“ 인사를 받으면 안 됐나 봐 ”
그는 자책하기 시작했다.
처음부터 이렇게 손을 흔드는 건 아니었구나, 말을 했어야 했구나.
다시 그가 찾아와 기회가 온다면 어떻게 해야 될지 생각이 깊어진다.
...
“ 네, 주연 씨. 앞 카페에서 기다리고 있을게요. 도착하시면 전화 주세요. ”
그는 웃으면서 전화를 끊었다.
그가 통화한 상대는 얼마 전 힐링하기 위해 떠난 제주도에서 만난 인연인 주연.
황 대리의 말을 들어보면 짧은 인연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고 본래 살던 지역에서 만나자고 하면 연락이 끊기거나 잘 안 만나게 된다는데 자신과는 먼 이야기 같았다.
“ 태원 씨! ”
그녀가 그를 보며 웃으며 부른다.
“ 아, 네. 오실 때 전화 주시면 나갔을 텐데.. “
” 바로 앞인데요 뭘 ㅎㅎ “
” 오시는데 불편하시는 않았어요? “
” 네. 정말 편하게 왔어요. 진짜 바로 역 앞에서 근무하시네요 ㅋㅋㅋ “
” 아, 네 ㅋㅋ “
” 배고프시면 식사 바로 하시러 가실래요? “
” 아니요. 간단하게 커피 좀 마시다가 나갈래요! ”
“ 네. 그래요. ”
그와 그녀는 그간 있었던 이야기를 나눴다.
제주도에서 헤어진 지 오래되지 않았지만 그 기간 동안 쌓여있는 이야기는 많았다.
서로 연락을 할까 고민하다가 주변 사람들의 의견 때문인 건지 만나서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았다.
“ 아, 참. 저번에 하신 것은 어떻게 됐어요? “
” 잘 안되더라고요. 제가 그때 잠시 미쳤었던 건가 싶고.. “
” 그래요? 아쉽네요.. 잘 됐으면 좋았을 텐데 “
” 그래도 아직 다 포기한 것은 아니고 조금 만져볼까 해요. 제 분야는 아니라서 공부를 처음부터 하던가 해야 할 것 같네요. “
”선생님을 구하셔야겠네요. “
” 네.. 학원을 다니던가 클래스를 받아보려고요. “
”선생님 구하세요. 선생님! “
그녀가 자신의 가슴을 두드리며 말했다.
” 네.. 네?! 주연 씨? ”
“ 네. 제가 알려줄게요. 저도 그래도 어느 정도 짬이 차있는 직장인이니까요. 기초 잡아줄 수 있어요 ”
“ 그렇긴 한데.. ”
“ 저 실력도 있어요! ”
“ 그게… ”
“ 마지막이에요. 할 거예요 말 거예요? ”
“ 하고 싶은데 죄송해서.. ”
“ 만날 때마다 맛있는 것 사줘요~ 그러면 되지. 저 많이 먹어요 엄청 ”
“ 약속은 없으세요? 남자친구라던가.. ”
그녀가 웃었다.
자연스럽게 물은 것처럼 보이지만 그가 만나기 전부터 계속 신경 쓰였던 부분.
” 그런 거.. “
그의 표정이 어두워진다.
앞으로 많은 인연이 있겠지만 이만큼 자신을 이해해 주고 자신 같은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더 그런 것 같다.
” ㅋㅋㅋ 없어요 “
” 네? “
” 남자친구 없다고요. “
” ..! “
” 잘 부탁드려요. 맛있는 거 많이 먹을 거예요. “
” 다 사드릴게요. “
그와 그녀가 웃으며 쳐다봤다.
그렇게 그와 그녀의 인연의 줄이 두꺼워지기 시작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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